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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 춘향아씨 그리워라 ( 2번 )

임주라 2014. 2. 2. 14:32

       글쓴이 : 임주라

 
 월매 : 으매매으매 간 떨어 지겠네

          아이쿠 깜짝이야

          이 야밤에 그 뉘신데 남에집을 월담하여

          무뢰한 청을 한단 말이요

 

             그리하야 이도령과 월매의 첫 상봉이 시작되었다

             이도령은 한마디 언질도 없이 무엄하게 월담한

             죄스러움에 두손을 비벼대며 어쩔줄을 모르고

             춘향의 엄매 월매는 기세가 등등하여 눈을 부릅뜨고

             이도령을 위 아래도 훌터보며 눈을 후라린다

             이도령이 먼져 운을떼 말을건네는데

 

이도령 :  여보시게 !

             이 야밤중에 전원도 없이 들이닥처 무뢰하오만

             이 사람은 남원 부사로 오신 아버님을 모시고

             따라온 이몽룡이란 사람이요

             말도없이 들이닥처 놀라게 한것은 미안하오만

             나비가 꽃을찾듯 이 이몽룡이 고운 춘향아씨를

             만나 그 아름다움을 잊을수가 없어 예까지

             들느게 되었소

 

월매 : 아 ! 그래두 그렇지 밤에 남에집을 넘는것은 도둑이나

         하는 짖이거늘 어찌 월담을 한단말이요

         아따 그렇지만 이렇게 먼 발걸음 하셨으니 일단은

         안으로 들어 오시요

 

이도령 : 고맙소 !

            

            그리 고마움을 펴시하고 춘향엄매 월매의 도움으로

            안방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월매가 손을 가리켜 

            아랫목으로 않기를 청하자 이도령은 그엄한 자세로

            무뤂을 언져 책상다리 하여 앉는다 그리고 춘향과

            그 엄매가 서로 옆으로 닥아서 앉는다

            이도령이 오늘 그간 춘향과 있었던 자초지종을

            일일이 고하듯 이야기 하듯 고한다

 

이도령 :  오늘 날씨도 좋구하여 앞뜰 연못가에 나가

             단오절 씨름대회와 그대뛰기 아낙내들을 보고

             있던중 푸른 버들가지에 맨 그네를 보았소

             갑사댕기 바람에 날리고 노랑저고리에 다홍치마

             그네타는 춘향 아씨를 보고 너무 아름다워

             그 유혹을 뿌리칠수 없어 이렇게 무뢰한 줄

             알면서도 참지못하고 집을 찾았소

             그 안타까운 마음 이해해 주시고 받아주시게나

 

          

 

월매 :  그럼 좋소

          내 하나밖에 없는 무남독려 귀한 여식 남과같이

          호의호식 잘먹이고 잘 입히지는 않았지만

          어려서 부터 예의범절 가르치고 글공부를 시키면서

          가야금에 그림공부 바느질에 길삼낳이 베짜기며

          음식솜씨 바른행실 그어느것 하나 빠질것이 없이

          컷소 그러니 한번 맺은인연 두번다시 변했다간

          않이될 말씀이요

 

이도령 : 알았소이다

            남아 일언은 중천금이요 어찌 사나이 한번 먹은

            마음 어찌그리 쉽게 변하리요

            염려 마시구려

            제게 춘향아씨 배필로 주신다면 어떤고초 입드래도

            그마음 백년천년 내 저 땅속에 들어가도 변치않으리다

         

           춘향이는 다소곳이 않자 붉어지는 얼굴을 숙이고

           앉아있고 월매는 향단이 시켜 도령님께 차를 드리며

           술한잔 올릴것을 알린다 방안은 아주 청결한데 용장

           봉장이 알뜰하게 놓여있고 화류문갑 위에는 책이며

           붓꽃이 벼루집이 놓여있고 벽에는 산수에 수묵화가

           한점있고 춘향이 쓴 시 한수가 붙어 있었다

 

           층암절벽 높은 바위

           바람 분들 무너지며

           청송녹죽 푸른 나무

           눈이 온들 변하리

 

이도령 : 하 !

            참으로 절개있는 글이며 글씨 또한 명필이구려

            훌륭하오. 정말 배움도 출중하고 매사에 모르는

            것이 없이 만사에 뛰어나시구려

 

월매 :  황송하오

          도령님께서 모처럼 오셨는데 어서어서 네가나가

          주안상을 차려 오너라

          귀하신 도령님이 이처럼 누추한데 저희집에 오실줄은

          몰랐소이다 황송한 말씀을 어찌다 하오리까

 

       

 

이도령 : 우연히 강한루에서 춘향이를 잠깐 보고 그냥 돌아서기

            그리도 섭섭하야 보낸뒤 꽃 그리는 나비의 마음 

            참을길이 없어 오늘밤 자네한테 할 말이 있어서

            왔는데 들어 주시게나

 

월매 :  도령님 말씀이라면 듣고 말고가 뭐 있소이까

          어서어서 말씀해 보시구려

 

이도령  : 다른게 아니오라 춘향아씨와 천생 배필되어

             백년가약을 맺으려 하는데 자네 마음은

             어떠한가

 

             월매는 몹시 뜻밖이라는 듯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월매  :  말씀은 황공하오나 춘향이는 서울 자하골 참판 대감이

           남원 부사로 내려와 계실 때 제가 가까이 모시어

           낳은 딸이오이다. 서울로 올라 가시면서 젖줄 떨어지면

           데려갈란다 하시더니 그양반이 불행이 세상을 뜨시고

           보니 춘향이는 홀어미 자식이 되고 혼자 저것을 길러

           낼 제 고생도 많고 눈물도 많았으나 그 사연을 어찌다

           말로 하오리까 일곱살 부터 공부시켜 학문을 닦게하고

           예의 범절이며 집안살림 하는 법을 낱낱이 가르쳐

           이제는 모르는 일이 없으니 인물과 재주로 보면

           누가 이 월매의 딸 춘향이라 하오리까

 

         

 

           그렇게 말을 거슬어 올라 엣생각에 잠기더니 어느덧

           월매의 눈가엔 이슬이 맺히고 끌어 오르는 슬픔을

           참을수가 없었던지 흐느껴 울었다. 비단치마 폭을

           한 자락 손에잡고 눈물을 닦아내고 코물도 흠친다

 

월매  : 애그애그 내 팔자야 !

         좋은 짝을 골라 시집보낼 때가 되었는데 그 어미가 천한

         탓으로 높은 양반집에는 보낼 수 없고 상사람에게 주자니

         아까워서 못 주겠고 밤낮으로 근심 하던 차에 도령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고맙기 그지 없싸오나

         천부당 만부당 아니될 말씀이요

 

              이도령은 기가막혀 잠자코 있다가 하는말이

 

이도령  :  좋은 일에 어찌 그런 말을 하오 춘향아씨도

              혼인하지 않은 처녀요 나도 아직 장가 전이라

              총각인데 처녀총각이 서로 만나 백년을 언약하면

              될일이 아니겠소

              양반의 자식이 한 입으로 두말을 하리요

 

            월매는 세상살이 고달픈 아픔을 생각하고

            깊은 않좋은 인상을 쓰며 말한다

 

월매 :  도령님은 아직 모릅니다 세상에는 귀한 사람 천한 사람

          양반 상놈 차별이 있소이다 혼사를 해도 처지에 맞게

          하는 것이온데 사또 댁 도련님이 양반의 도리를 어기시고

          부모 몰래 천한 집 춘향이와 인연을 맺었다가

          사또님과 마님께서 아신다면 천길만길 뛸일 이오니

          아에 그런 말씀 마시옵소